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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혹한 치열함 – 나를 없애는 노력

가혹한 치열함 – 나를 없애는 노력

[청소년 정신건강 칼럼] 고3 수험생들에게 6월 모의고사는 수능 점수 미리보기로 통한다. N수생들도 합류하는 모의고사, 전국 단위로 내 실력을 확인하는 시험. 그리고 그 모든 것은 등급, 표준점수, 백분위 등 숫자로 보여진다. 그래서 6월 모의고사가 끝난 교실은 한숨 소리로 가득 찬다. “이번에는 정말 치열하게 했는데…” 이 말은 거짓말이 아니다. 치열하게 열심히 공부했다.

By 김지혜 - 4등을 위한 글
너의 반항을 눈물 나게 응원하며

너의 반항을 눈물 나게 응원하며

딸아이의 돌 앨범을 만들었던 십수 년 전 그때 “무슨 일이 있어도 평생 네 편이 되어줄게”라고 적었다. 사랑한다는 말을 입 밖에 내지 못하는 나는, 그보다 더 멋지고 만질 수 있는 말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할 수 있다면 사랑한다는 말보다 더 근사한 말을 생각해 내고 싶었건만. 두뇌 가동 범위 내에서 생각해 낼

By 윤명주 - 사적인 지각변동
엽서 : 그날의 공기, 그날의 잔상

엽서 : 그날의 공기, 그날의 잔상

연희동 핫플 중 엽서만 파는 가게가 있다. 나지막한 간판을 모르고 지나치기를 여러번. 허름한 건물 3층에 자리한 공간은 웬걸, 제법 사람들로 북적였다. 소위 역세권도, 그렇다고 거창하게 꾸민 공간도 아니다. 좁은 공간에 무려 3천 여종이 넘는 엽서가 진열돼 있다. 작가의 짤막한 설명은 흡사 미술관 같은 분위기다. 풍경도 있고 인물도,  애완동물도 있다. 그리고

By 서사이 - 도구의 사생활
© pixabay

8. 탈주 스캔들 (8) - 검은 머리 짐승들

“역시, 그럴 것 같았어요.” 얽힌 이 중 교도소를 요양원 정도로 여기는 사람이 있었다. 큰 손이 큰 돈 낸 만큼 귀찮은 일 없게 평소 잘 처리하지만, 개 중 간혹 도를 넘는 경우도 있긴 했다. “근데 너 어째 많이 안다, 본 적도 없으면서?” “뭘 새삼. 나 알아주는 쓰레기통 출신이잖아요.” 장기 자랑하듯 해진이

By 가넷베리Garnetberry - 가넷베리의 숏텐츠
꾸역승도 승이다 _ 해외 축구 프리미어리그

꾸역승도 승이다 _ 해외 축구 프리미어리그

꾸역승도 승이다. 우당탕 골도 골이다. 토트넘 홋스퍼는 시즌 마지막 경기를 1:0으로 이기고서야 겨우 프리미어리그 잔류를 확정 지었다. 6만 2천 관중석이 꽉 찼다. 처참한 경기를 차마 두고 보지 못하겠다던 팬들은, 그럼에도 마지막까지 희망을 놓지 않고 경기장을 찾았다. 지난 시즌 유로파리그 우승컵을 축하하던 그 길에 다시 서서 선수들을 맞이하고 힘을 실어주었다.

By 이표(李表) - 표류일지
모든 이들의 첫사랑이 찬란하기를

모든 이들의 첫사랑이 찬란하기를

20대의 어느 날, 친구가 말했다. “나 사귀는 사람 있어. 근데, 여자야.” 동성애가 뭔지 잘 몰랐던 시절이었다. 내가 아는 한, 친구는 동성애자가 아니었고. 당시에는 범성애자니 무성애자니 하는 말은 알지도 못했다. 보통 잘 알지 못하면 두려움부터 느끼게 마련이지만 나는 “어, 그래?” 했다. 친구의 상황을 충분히 알지 못했고 내 반응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지

By 윤명주 - 사적인 지각변동
가족은 어디까지일까?

가족은 어디까지일까?

우리에게 가족은 어디까지일까요?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한집에서 삶을 나누는 사람들, 나와 남편, 그리고 아이가 있겠지요. 그리고 그 바깥으로는 부모님과 형제자매, 할머니와 할아버지처럼 촌수로 이어진 관계들이 있겠지요. 남편을 기준으로 하면  어머니,아버지, 그 위로 이어지는 할머니까지 나를 기준으로 하면 엄마, 아빠까지 그런데 문득 궁금해져요. 우리가 생각하는 가족의 범위는 모두 같을까요?

By 이지선 - 햇살 좋은 창가
축제가 끝난 뒤

축제가 끝난 뒤

[청소년 정신건강 칼럼] 체육대회가 끝난 운동장에는 종이 응원 도구 몇 개가 굴러다닌다. 하루 종일 울리던 음악은 멈췄고, 스피커에서는 잡음만 흐른다. 아이들은 하나둘 교문을 나선다. 반티 위에 겉옷을 걸치고, 친구들과 오늘 찍은 사진들을 확인하며 웃는다. “이 사진은 계속 봐도 웃겨” “내 표정 완전 이상해. 이거 반톡에 올린다.” 오늘은 분명 시끄럽고 즐거운

By 김지혜 - 4등을 위한 글
노트·수첩 : 思痕(사흔)

노트·수첩 : 思痕(사흔)

수첩은 밥이다. 나는 사랑하는 도구들에 밥이란 애칭을 붙인다. 적어야 살고 없으면 허기지는 그것.  누군가는 다 써버려야 사는 수첩을 나는 무지성으로 산다.  꽤 자주, 꽤 기꺼이.  반듯하고 단단한 하드커버를 보면 지나칠 수가 없다. 표지가 마음에 들면, 들춰서 내지를 확인한다.  가끔 당황할 때는 샘플도 없이 비닐로 꽁꽁 싸둔 노트를 발견했을 때다.  선이

By 서사이 - 도구의 사생활
중력을 잃은 언어 (1)

중력을 잃은 언어 (1)

단어들이 내려가지 못하고 둥실둥실 떠다닌다. 누군가에게 닿지 못하고 뜬구름처럼 흐른다. 수신자도 발신자도 잃어버린 이곳에선 소리로 만들어진 언어라는 건 무용했다. 그래서 어떻게 했냐고? 우주복에 자막을 달아버렸다. 딱 그만큼 무거워진 우주복을 입고 단어들을 발사했다. -팀장님, 보이십니까? 제 뫌이 보이쉽니까? -이건 우리가 모두 청각장애인이 된 거 같은 기분이군. -에이 그건 좀 심한 뫌

By 이안 -이 안의 숏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