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진

다채로운 일상의 무늬, 종합문예 웹진 <글진>

최신 글

글진 뉴스레터 07호

이 메일이 잘 안보이시나요? 님께 전하는 글진 geulzine의 뉴스레터 07호 FEATURE STORY 잊을 수 없는 그날의 기억 기억 속에서 쉽게 지워지지 않는 날이 있다. 2014년 4월 16일. 그날, 내 아이는 뱃속에서 조용히 움직이고 있었고 다른 누군가의 아이는 깊은 바다로 가라앉고 있었다. 고위험군 산모였던 나는 임신 중독 검사를 받기 위해 서울대학교

By Newsletter
[특별편] 트라우마와 PTSD 톺아보기

[특별편] 트라우마와 PTSD 톺아보기

[특별편 - 정신건강 이야기] 안녕하세요. 갑자기 글이 올라와서 놀라셨죠? 오늘은 30일에 진행될 특별편을 미리 올렸습니다! 재난 트라우마에 국민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 국립정신건강센터(국가트라우마센터)에서는 국가적 재난 10주년을 맞이하여 2024년부터 트라우마 치유주간을 개최하고 있습니다. 올해 2026년은 4월 20일(월) - 4월 24일(금)까지로 지정되어 있고, 마음안심버스 체험 등 다양한 행사들이

By 김지혜 - 4등을 위한 글
Extra. 스물여덟, 스물아홉, 서른이 된 사람들

Extra. 스물여덟, 스물아홉, 서른이 된 사람들

20○○년 ○월 손에 익은 일은 머리를 복잡하게 쓰지 않아도 자연스럽다. 가장 먼저 커피 머신을 켠다. 우리 카페에서 가장 비싼 놈이라던 사장님의 말소리가 어디선가 들려오는 것 같다. 제빙기 얼음이 잘 채워졌는지 확인하고, 전날 마감 아르바이트생들이 곳곳에 뒤집어 말려 놓은 집기들을 제자리에 가져다 둔다. 화장실 휴지를 일부러 안 채워 놓는 것이

By 이표(李表) - 표류일지
잊을 수 없는 그날의 기억

잊을 수 없는 그날의 기억

기억 속에서 쉽게 지워지지 않는 날이 있다. 2014년 4월 16일. 그날, 내 아이는 뱃속에서 조용히 움직이고 있었고 다른 누군가의 아이는 깊은 바다로 가라앉고 있었다. 고위험군 산모였던 나는 임신 중독 검사를 받기 위해 서울대학교 병원을 찾았다. 금식을 한 채, 정해진 시간마다 액체를 마시며 아이를 위한 검사를 이어갔다. 검사를 마친 뒤 친정엄마와

By 이지선 - 햇살 좋은 창가
카페인 중독자의 하루

카페인 중독자의 하루

굳이 이걸 이 시점에 해야 할 이유가 있는지 모르겠다. 이쯤에서 접고 그냥 한 잔 시원하게 마셔버릴까 하는 생각을 참는 게 언제까지 가능할지 알 수 없다. 하루 종일 갈등 상황에 내팽개쳐진 기분이다. 대체 왜 이 고난을 사서 하는 건지 나 자신을 이해할 수가 없다. 마약이나 알코올도 아니고 그저 커피일 뿐인데. 시작은

By 윤명주 - 사적인 지각변동
유난

유난

문을 천천히 열고 입구에 섰다. 최대한 길게 손을 뻗어 불을 켜고 움직임과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작은 움직임도 들리지 않음을 확인한 후, 내가 가야 할 동선에 모든 물건을 장우산으로 넘어트렸다. 물건 뒤에 혹은 아래에 숨어 있을 그것들에게 도망갈 시간을 주었다. 언제부터였는지 모르지만, 하나가 없어진다고 끝날 일이 아니라는 걸 알았다. 그들의 출입을

By 이안 -이 안의 숏텐츠
환절기

환절기

겨울을 장롱 깊숙이 밀어 넣었다 입을 다물지 못하는 문을 뒤로 햇살의 눈인사를 유리창이 오해 가득 품으면 셔츠 한 장을 꺼내 몸에 걸친다 손목엔 지난 계절의 흔적이 잊었던 시절을 건드린다 골목 하나 돌아서자마 어귀를 지키고 있던 추위가 기다렸다는 듯 귓가를 서성이는데 하나, 둘, 셋을 세기도 전 어깨에 내려앉는 목련이 홑겹의 기억보다

By 마침 - 명프로젝트 & 시필
벚꽃이 피고 지고

벚꽃이 피고 지고

고등어조림이 뚝배기 위에서 지글지글 끓고 있었다. 내가 생선 가시와 씨름하는 동안 앞에서는 트럼프와 네타냐후가 짜고 벌인 전쟁 이야기가 한창이었다. 함께 강습을 듣는 사이였다. “일부러 분유 공장 같은 데만 골라서 공격했다잖아.” “선생님, 그거 어디서 봤어요? 아무리 트럼프가 제정신이 아니라고 해도 미국이 그렇게 만만한 나라가 아니야. 미국 사람들 프로테스트 하는 거 보세요.

By 윤명주 - 사적인 지각변동
종이, 천 가지 얼굴 - 나는 무엇으로 남을까.

종이, 천 가지 얼굴 - 나는 무엇으로 남을까.

소중해서 기록하기를 멈춘 노트가 있다. 벌써 십수 년 전 이야기다. 종로3가 낙원상가 앞, 손수레 행상이 즐비하던 거리에서 만난 수제 노트였다. 손바닥만 한 크기에 빳빳한 표지가 먼저 마음을 사로잡았다. -개인적으로 속지를 보호하지 못하는 표지를 싫어한다.- 갱지 느낌의 속지를 만지작거리다 코를 대보니 진한 종이 냄새가 코끝을 스쳤다. 1만 원짜리 지폐를 기꺼이

By 서사이 - 도구의 사생활
건물이 자라나는 시대

건물이 자라나는 시대

어느 순간, 식목일은 법적 공휴일에서 빠져 있었다. 푸르름을 기념하던 하루도 함께 사라졌다. 초록을 즐기던 날은 기억 속에만 남았다. 나무를 심고 싶어도 아무 데나 심을 수는 없다. 땅은 사적 재산이고, 나무는 허락이 있어야 자란다. 묘목은 조경이 되고, 개인이 나무를 심는 일은 선택지가 되었다. 환경을 위한다고 말하지만 정작 하고 싶은 일은 할

By 이지선 - 햇살 좋은 창가
4. 탈주 스캔들 (4) - 난 놈

4. 탈주 스캔들 (4) - 난 놈

* “야, 2B0082.” 독방 2B 구역의 0082. 독방으로 소속 변경된 해진에게 붙여진 ‘수감번호’였다. 사실 해진은 이 번호가 내심 마음에 들었다. 왜냐면 해문 교도소 안에서 주인하가 그를 처음 보자마자 불렀던 호칭이라서. “네가 제안한 거니까, 제대로 책임져.” 여기서 살아남을 건지, 끝을 볼 건지. 인하의 말에 해진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죠.” “혹시라도 뒤통수칠 거

By 가넷베리Garnetberry - 가넷베리의 숏텐츠
이름 붙이지 못한 상실들

이름 붙이지 못한 상실들

[청소년 정신건강 칼럼] “이유는 모르겠는데, 그냥 힘들어요.” 생각보다 자주 듣는 말이다. 특별한 일이 없지만 그냥 힘들다. 그리고 이유를 스스로 설명하지 못한다. 하지만 이 짧은 말 안에는 그들이 잃어버린 많은 것들을 포함한다. 상실은 죽음만을 뜻하지 않는다. 그리고 청소년들은 매일 무엇인가를 잃는다. 전학 간 친구, 깨진 관계, 포기한 꿈, 성적 확인 후

By 김지혜 - 4등을 위한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