콕 집어 말하기 어렵지만
ㄴ + ㅏ= 나 ㄴ + ㅓ= 너 나와 너의 차이, 겨우 모음 하나 바깥으로 삐쭉 나온 선, 그곳만 바라보던 ㅏ는 안으로 감춰진 선, 그곳에 숨어버린 ㅓ를 밖으로 끌어내려 했다. 하나의 단어로 똑같아지길 바라며 간격을 좁혔다가 넓혔다가 그렇게 서로의 선을 넘나들었다. 그렇게 나와 너를 담은 글자를 알아간다. ㄴ+ㅏ+ㅓ = 내 나는
ㄴ + ㅏ= 나 ㄴ + ㅓ= 너 나와 너의 차이, 겨우 모음 하나 바깥으로 삐쭉 나온 선, 그곳만 바라보던 ㅏ는 안으로 감춰진 선, 그곳에 숨어버린 ㅓ를 밖으로 끌어내려 했다. 하나의 단어로 똑같아지길 바라며 간격을 좁혔다가 넓혔다가 그렇게 서로의 선을 넘나들었다. 그렇게 나와 너를 담은 글자를 알아간다. ㄴ+ㅏ+ㅓ = 내 나는
[특별편 - 정신건강 이야기] 10월 10일, 정신건강의 날을 맞아 어떤 주제로 글을 쓸지 오래 고민했다. 청소년 정신건강 칼럼을 쓰면서 언젠가는 꼭 다뤄야겠다고 생각해 온 주제가 있었다. 중학교 3학년 학생이 어머니와 함께 상담실에 찾아왔다. 아이는 커터칼로 손목을 그은 상태였다. 어머니께서는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아이가 왜 죽으려고 할까요?” 하지만 자해를 한 아이의
세상에는 이런 걸 사과라고 하는 사람도 있다. “혹시 내가 서운하게 한 것이 있다면 마음 푸세요.” 이게 왜 문제냐면 일단 자기 잘못에 대해 깨끗이 인정하는 태도가 없다는 것이다. “~한 것이 있다면”은 그럴 의도는 없었지만 당신이 그렇다고 하니,라는 바탕이 깔려 있는 셈이다. 게다가 “서운하다”는 단어는 기대가 충족되지 않았을 때나
공모전의 계절이다. 칼바람이 맹위를 떨치는 겨울 신춘문예가 지나고, 코끝을 스치는 바람에도 엉겨 붙은 감정의 결정이 맺히기를 기다리는 공모전이 여기저기 열린다. 유려한 문체로 문단을 휘어잡는 젊은 작가들이 늘어나는 동안, 지천명을 앞둔 나는 문학 '학도'로만 몇 년째인지 모른다. 이렇게 기약 없는 일을 해도 되는 걸까, 끊임없이 의심하다가도 그 주저함을
지철은 시큰거리는 무릎 관절을 매만지며, 몸을 일으켰다. 아침에 지철의 관절은 뼈와 뼈 사이에 자갈이 있는게 분명했다. 작은 움직임에도 삐걱거리는 소리가 났고, 소리만큼 통증도 요란했다. 경직이 풀리지 않은 오른쪽 다리를 끌고 프린터 앞으로 갔다. 출력이 끝난 4256번의 오른발을 프린터에서 떼어냈다. 오른발에 엉겨 있는 지지대용 플라스틱을 제거했다. 지지대가 있던 자리의 거친 부분을
“윽…….” 인하는 폭발 직후 파편에 긁힌 눈가를 찡그렸다. 괜찮아, 눈은 멀쩡하다. 다행히 비상 수단과 응급 상황에서의 탈출로 정도는 미리 봐 뒀다. 해진과 눈이 마주쳤을 때 눈짓으로 신호한 뒤, 간발의 차로 아이를 감싸 안고 뛰어내릴 수 있었다. 워낙 커다란 선체다 보니 세찬 폭발이었음에도 약간 시차가 있었다. 물론 그래봤자 고작 몇 초였지만,
강아지풀이 가득한 낙산성곽길 위에서 하늘을 바라봤다. 빛나는 건 붉게 물든 건물과 노랗게 물든 흥인지문뿐이었다. 둥근달은 짙은 어둠 속 어딘가로 숨어버렸다. 풍성한 보름달을 바라보며 소원을 빌려던 나는 고개를 떨궜다. 좁고 울퉁불퉁한 흙길, 발끝이 자꾸만 돌부리에 걸렸다. 앞서가던 너는 잠시 멈춰 뒤를 돌아보았고, 뒤따르던 나는 네 손에 이끌려 다시 발걸음을 옮겼다. 성곽을
ㅇㅇ님이 회원님의 스토리를 좋아합니다. 오랜만에 인스타그램 개인 계정에 ‘스토리’를 업로드했다. 곧바로 여러 명에게 DM(Direct Message)이 왔다. 경주 여행 갔나 보네. 누구랑 갔어. 재밌겠다. 비슷한 내용으로 시작한 대화는 곧바로 주말 약속을 잡거나 연말을 기약하며 마무리됐다. 내 소식에 관심을 보이고 먼저 메시지까지 건네주다니 새삼 고마웠다. 인스타그램 계정은 목적별로 세
[특별편 - 정신건강 이야기] 안녕하세요. 오늘은 특별한 예고를 먼저 전합니다. 10월 10일이 무슨 날인지 아시나요? 바로 정신건강의 날입니다. 1992년 세계보건기구(WHO)와 세계정신건강연맹이 지정한 세계 정신건강의 날과 같은 날로, 한국에서는 2017년부터 법정 기념일로 제정되어 매년 기념식이 개최되고 있습니다. 매년 보건복지부를 비롯해 각 지역 정신건강복지센터에서도 다양한 행사들이 진행됩니다. 4등을 위한 글도
하루 내 열리고 또 열리던 대문 늦은 저녁에서야 제 몸을 닫는다 뒤꿈치 밟아가며 빠져나간 신발들 틈에 짝 잃은 슬리퍼만 나뒹굴고 일 년에 두 번 고개 내미는 윤기 먹은 상이 벽에 기대 쉬고 있다 꾹꾹 눌러 담던 자리만 남은 반찬통들이 뚜껑도 없이 포개져 있고 싱크대에는 몇 번이나 물 받은 그릇들이 엎어진
청소년 정신건강 칼럼 “땡-” 얼음은 스스로 풀 수 없다. 누군가 다가와 손을 대고 “땡”을 외쳐야 다시 움직일 수 있다. 누구든 움직이게 할 수 있는 마법의 단어인 “땡” 하지만 땡에도 타이밍은 존재한다. 너무 빨리 다가가면, 상황에 놀라서 다시 “얼음”을 외치게 된다. 반대로 너무 늦게 땡을 해주면, 게임의 흐름을 잃고,
아무래도 나는 본다는 것과 평가한다는 것의 차이를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 같다. 본다는 건 그냥 눈에 들어온 심상을 관찰하는 것에 불과하며, 평가는 본 것에 대한 판단이나 가치가 끼어드는 것이다. 문자의 의미야 알았겠지만 평가와 자기 객관화의 결론이 다를 수 있다는 점을, 그걸 여태 내가 모르고 있었다는 사실을, 오늘에야 알았다. 오랜만에